박 준업(스테파노)
하루건너 비가 내리고 아니면 잿빛 하늘이 여러 날 계속 되는 동안 날씨 탓인지 마음도 어둡고 찌뿌듯 합니다. 한국은 기상청 기록이 갱신되는 폭설과 혹한이 몰아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며칠이 지 나도 디오니시아의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더니 오늘 새벽엔 창백한 얼굴로 더 못 참겠다고 쓰러져서 Emergency로 달려갔습니다. 어떻게 운전하고 이 먼 곳을 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밀 검사 가 시작되고 즉시 수술실로 실려 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 차례구나’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5시간이 넘는 수술 시간은 아득한 무인도에 혼자 버려진 느낌 이였습니다. 걸려오 는 아이들 전화도 내겐 아무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묵주가 땀에 흠뻑 젖고 온 몸이 떨렸습니다.
오 주님, 도와주십시요!
수술실에서 나온 집도 의사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럭키한 수술이었다고 하고 환자도 안전하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수술실로 갔습니다. 잠시 후 코, 입, 손가락 등에 여러 개의 호스가 끼여 있는 아내가 실려 나왔습니다. 흰 석고상 같은 얼굴을 보면서 의식은 없지만 숨을 쉬고 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핑 돌았습 니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2월 한 달 이렇게 생의 본질적인 문제에 휩싸여 지나갔습니다.
“나는 너를 창조했다. 네가 생활하고 체험하는 그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너를 창조했다. 너는 나의 권 능에 속해있다. 나는 너에게 너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주었다. 너의 삶에는 많은 희망이 주어져 있는가 하면, 또 많은 위험도 주어져 있다. 너는 스스로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동시에 허약함을 면치 못한다. 너는 무슨 일을 완성시킬 힘을 가졌고, 동시에 무능을 체험한다. 너는 곤경과 피로와 패배를 체험하고, 동 시에 너는 너에게 끊임없는 소망을 주었다. 건강, 완전무결, 부유, 영광, 인정, 의미로서 충족된 인생. 따 뜻한 인정, 우정, 사랑, 포옹, 너 안에 느낄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너희 마음을 압박하는 한계를 함께 주 었다. 이 모든 것은 너희를 위한 나의 은혜이다. 나는 영원한 사랑에서 너에게 선사한 너의 창조된 본성 이다. 나는 내 뜻을 너 자신을 통해서 드러내보였다. 너희 실존적 형태, 너희 순간적 상황, 너희 변하는 의식상태의 사소한 기쁨과 죽기까지 괴롭고 몸서리치는 권태를 통하여 나는 나의 뜻을 너에게 알려 주었 다. 너의 일생의 어떠한 일도 중립적이거나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할 것은 없다. 너의 존재는 있는 그대로 경외스러운 것이다.”(김수환 추기경님 글 중에서)
이른 새벽, 병원 창가에 서서 잠든 세상을 내다봅니다. 매일 매일 침묵하는 내 삶, 몸살처럼 나는 삶을 앓고 있습니다. 세차게 뛰는 내 심장 소리를 듣습니다. 이제 막 아침 체크를 하고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 고 있다고 했습니다. 알약 하나를 먹고 잠든 아내를 응시하며 인간은 숙명적으로 구조적으로 병을 앓게 되며 치유도 되고 죽어 가기도 하는 육체의 질서를 다시 깨닫습니다.
살아오는 동안에 밝음이 강할수록 그 이면의 그늘도 짙다는 것은 생의 질곡을 겪어온 인생들은 모두 알 고 있을 것이리라……. 나는 가슴 한 구석 빈자리, 지금부터 기도하며 채워 나갈 것입니다.
하루건너 비가 내리고 아니면 잿빛 하늘이 여러 날 계속 되는 동안 날씨 탓인지 마음도 어둡고 찌뿌듯 합니다. 한국은 기상청 기록이 갱신되는 폭설과 혹한이 몰아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며칠이 지 나도 디오니시아의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더니 오늘 새벽엔 창백한 얼굴로 더 못 참겠다고 쓰러져서 Emergency로 달려갔습니다. 어떻게 운전하고 이 먼 곳을 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밀 검사 가 시작되고 즉시 수술실로 실려 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 차례구나’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5시간이 넘는 수술 시간은 아득한 무인도에 혼자 버려진 느낌 이였습니다. 걸려오 는 아이들 전화도 내겐 아무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묵주가 땀에 흠뻑 젖고 온 몸이 떨렸습니다.
오 주님, 도와주십시요!
수술실에서 나온 집도 의사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럭키한 수술이었다고 하고 환자도 안전하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수술실로 갔습니다. 잠시 후 코, 입, 손가락 등에 여러 개의 호스가 끼여 있는 아내가 실려 나왔습니다. 흰 석고상 같은 얼굴을 보면서 의식은 없지만 숨을 쉬고 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핑 돌았습 니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2월 한 달 이렇게 생의 본질적인 문제에 휩싸여 지나갔습니다.
“나는 너를 창조했다. 네가 생활하고 체험하는 그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너를 창조했다. 너는 나의 권 능에 속해있다. 나는 너에게 너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주었다. 너의 삶에는 많은 희망이 주어져 있는가 하면, 또 많은 위험도 주어져 있다. 너는 스스로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동시에 허약함을 면치 못한다. 너는 무슨 일을 완성시킬 힘을 가졌고, 동시에 무능을 체험한다. 너는 곤경과 피로와 패배를 체험하고, 동 시에 너는 너에게 끊임없는 소망을 주었다. 건강, 완전무결, 부유, 영광, 인정, 의미로서 충족된 인생. 따 뜻한 인정, 우정, 사랑, 포옹, 너 안에 느낄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너희 마음을 압박하는 한계를 함께 주 었다. 이 모든 것은 너희를 위한 나의 은혜이다. 나는 영원한 사랑에서 너에게 선사한 너의 창조된 본성 이다. 나는 내 뜻을 너 자신을 통해서 드러내보였다. 너희 실존적 형태, 너희 순간적 상황, 너희 변하는 의식상태의 사소한 기쁨과 죽기까지 괴롭고 몸서리치는 권태를 통하여 나는 나의 뜻을 너에게 알려 주었 다. 너의 일생의 어떠한 일도 중립적이거나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할 것은 없다. 너의 존재는 있는 그대로 경외스러운 것이다.”(김수환 추기경님 글 중에서)
이른 새벽, 병원 창가에 서서 잠든 세상을 내다봅니다. 매일 매일 침묵하는 내 삶, 몸살처럼 나는 삶을 앓고 있습니다. 세차게 뛰는 내 심장 소리를 듣습니다. 이제 막 아침 체크를 하고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 고 있다고 했습니다. 알약 하나를 먹고 잠든 아내를 응시하며 인간은 숙명적으로 구조적으로 병을 앓게 되며 치유도 되고 죽어 가기도 하는 육체의 질서를 다시 깨닫습니다.
살아오는 동안에 밝음이 강할수록 그 이면의 그늘도 짙다는 것은 생의 질곡을 겪어온 인생들은 모두 알 고 있을 것이리라……. 나는 가슴 한 구석 빈자리, 지금부터 기도하며 채워 나갈 것입니다.